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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렬한 도시였습니다. 가우디 건축물 앞에서 "어떻게 사람이 이걸 만들었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보케리아 시장에서 우연히 집어 든 올리브 한 알이 미각의 세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여행 내내 짐을 늘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쇼핑 욕구를 절제하지 못했던, 그런 도시입니다.
가우디 건축 — 줄 서는 고통도 감수할 만한 이유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 처음 섰을 때, 저는 한동안 말을 잃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물은 차원이 달랐습니다. 가우디(Antoni Gaudí)는 조각가 출신이었는데, 그 손끝이 건축 전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파사드(Façade)는 건물의 정면부를 가리키는데, 쉽게 말해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탄생 파사드와 수난 파사드는 각각 예수의 탄생과 죽음을 조각으로 빼곡하게 새겨 넣은 벽면입니다. 두 파사드만 천천히 훑어봐도 한 시간이 훌쩍 넘어갑니다.
다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줄 자체보다 줄 안에서의 새치기가 훨씬 더 힘들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옆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사람들, 사진을 너무 오래 찍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관광객들. 그 모든 것이 저를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장하는 순간, 그 피로가 싹 사라질 정도로 내부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숲속에 있는 것처럼 공간 전체를 물들이는 장면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카사 바트요(Casa Batlló)와 카사 밀라(Casa Milà)는 에이샴플라 지구 그라시아 거리(Passeig de Gràcia)에 나란히 위치해 있어 동선을 짧게 묶을 수 있습니다. 카사 밀라는 '라 페드레라(La Pedrera)'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데, 직역하면 '채석장'이라는 뜻입니다. 물결치는 듯한 석회암 외벽이 그 이름을 낳았습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입장권은 기본 성인 기준 약 26유로, 타워 포함 시 36유로 전후이니 예매는 반드시 공식 사이트에서 미리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출처: Sagrada Família 공식 사이트).
- 사그라다 파밀리아 — 탄생·수난 파사드, 내부 스테인드글라스가 핵심. 타워 포함 티켓 추천
- 카사 바트요 — 야간 입장권도 있어 조명이 켜진 외관을 감상하기 좋음
- 카사 밀라(라 페드레라) — 옥상 테라스에서 굴뚝 조각군을 직접 걷는 경험 추천
- 구엘 공원 — 오전 일찍 방문할수록 인파가 적어 여유롭게 관람 가능
올리브 미식 — 김치처럼 가게마다 맛이 달랐던 그 경험
바르셀로나에서 제일 예상 밖의 수확이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올리브라고 답할 것입니다. 솔직히 출발 전까지는 "올리브가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보케리아 시장(La Boqueria)에서 처음 집어 먹은 올리브 한 알이 그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 마치 한국에서 김치를 먹을 때처럼, 가게마다 절이는 방식이 다르고 사용하는 올리브오일의 종류와 산지가 다 달랐습니다.
현지 상인은 자신의 올리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어느 농장 올리브를 쓰는지, 어떤 향신료를 함께 절이는지, 오일의 품종이 아르베퀴나(Arbequina)인지 오호블랑카(Hojiblanca)인지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해줬습니다. 아르베퀴나와 오호블랑카는 모두 스페인 올리브 품종의 이름으로, 쉽게 말해 포도로 따지면 샤르도네와 리슬링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올리브오일보다 생 올리브의 맛 차이가 훨씬 더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빠에야(Paella)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빠에야는 쌀, 해산물 또는 육류, 사프란(Saffron)을 넣고 넓은 무쇠 팬에 조려내는 스페인 전통 쌀 요리입니다. 사프란은 크로커스 꽃의 암술을 건조시킨 향신료로, 바로 이 재료가 빠에야 특유의 황금빛 색깔과 향을 만들어냅니다. 바르셀로네타(Barceloneta) 해변 근처 식당에서 먹은 먹물 빠에야는 그 자리에서 시킨 게 아직도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지 식당들은 런치 타임이 오후 1시 이후에야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니, 배고프다고 너무 일찍 가면 문이 닫혀 있을 수 있습니다(출처: 스페인 관광청 공식 사이트).
쇼핑과 생활 인프라 —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
세계 여행 중이라 짐을 늘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바르셀로나에서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라시아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부터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 스트리트 의류 브랜드까지 빠짐없이 입점해 있어서 쇼핑 욕구가 절제가 안 될 정도였습니다. 유럽 특유의 감도 높은 도시 미감이 거리 자체를 하나의 쇼룸처럼 만들어놓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저를 진짜로 매료시킨 건 쇼핑 거리보다 오히려 도시의 일상적인 인프라였습니다. 버스 한 번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태닝을 즐기다가, 해변 끝 야외 운동 구역(Calisthenics Park)으로 걸어가 맨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저도 덩달아 러닝을 했습니다. 칼리스테닉스 파크란 철봉, 평행봉 등 기본 기구만으로 자신의 체중을 이용해 운동하는 공간을 말합니다.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 곳곳에 행위 예술가들과 공사 구간이 많아 이동이 번거로운 순간도 있었고, 지하철 안에서 긴장이 풀리지 않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소매치기가 종종 발생하는 곳이라 크로스백을 앞으로 메고 다니는 습관을 처음부터 들이는 게 좋습니다. T-Casual이라는 10회 충전 교통카드를 쓰면 지하철과 버스를 모두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T-Casual이란 바르셀로나 대중교통에서 사용하는 충전식 다회권으로 1회권보다 훨씬 저렴하게 탑승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시에서 살 수 있다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해변과 예술과 미식과 쇼핑이 한 도시 안에 이토록 촘촘하게 얽혀 있는 곳이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그라다 파밀리아 입장권은 꼭 미리 예매해야 하나요?
A. 직접 가보니 현장 구매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성수기에는 몇 주 전에 마감되는 경우도 있어, 공식 사이트에서 최소 2주 전에는 예매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타워 입장권은 추가 비용이 있지만 전망이 색다르기 때문에 여유가 된다면 함께 구매하는 것을 권합니다.
Q. 바르셀로나 지하철이 위험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A. 제가 직접 다녀보니 특별한 사고는 없었지만, 혼잡한 노선에서는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방을 앞으로 메고, 스마트폰은 주머니보다 잠금 기능이 있는 크로스백 안에 넣어두면 큰 문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T-Casual 교통카드를 쓰면 여러 노선을 경제적으로 환승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Q. 바르셀로나에서 올리브오일 말고 다른 식재료 기념품을 사도 되나요?
A. 올리브오일도 좋지만, 제 경험상 생 올리브를 진공 포장으로 사 오는 게 훨씬 특별한 선택입니다. 보케리아 시장 내 가게들 중 진공 포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어 장거리 이동에도 문제없이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하몽 이베리코나 카탈루냐 지역 와인도 기념품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Q. 바르셀로나 4박 5일 예산은 얼마나 잡아야 하나요?
A. 항공권과 숙박, 현지 경비를 합쳐 1인 기준 200만 원에서 250만 원 정도로 계획하면 무난합니다. 현지에서 하루 식비, 교통비, 입장료를 합치면 대략 8만 원에서 12만 원 선이며, 사그라다 파밀리아 같은 주요 명소 입장료는 미리 예산에 반영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바르셀로나는 예술을 보러 갔다가 미식에 빠지고, 쇼핑을 하다가 해변에 앉아버리는 도시입니다. 가우디 건축물 앞에서 오랜만에 긍정적인 예술 감각이 깨어나는 느낌을 받았고, 올리브 한 알에 미각이 새로 열리는 경험도 했습니다. 새치기와 인파, 공사 구간 같은 불편함이 분명 있었지만, 그것들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바르셀로나는 강렬했습니다.
가우디 건축에 대해서는 따로 한 편을 더 써서 제대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바르셀로나 여행을 준비 중이시라면, 입장권 예매부터 먼저 챙기시고 올리브는 꼭 현지에서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참고: https://claude.ai/chat/14dbd49a-3d2d-44fb-a9a4-76f06dc5a6aa